AIDS(후천성면역결핍증) ! 이젠 지구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이 질병의 심각성을 알고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전 세계에 만연해 있는 치명적 질환이다.

이 치명적 질환이 처음으로 보고된 것이 1981년이고 병원체 바이러스가 등장한 것이 1983년이니 발견되어 세인의 관심을 끌어 온 것도 벌써 20년에 가까운 세월이라 할 수 있다.

최근 복지부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도 매일 한 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현재 약 1,900명 정도가 등록되어 있는 것으로 보도하고 있지만 등록되지 않은 환자들까지 포함하면 그보다 훨씬 많은 환자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결코 그 사회적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는 이 질환에 대해서는 일반인들에게조차도 너무나 잘 알려져 있어 이 치명적 질환의 특성에 대해 다시 언급하는 것이 지면의 낭비라는 생각도 들지만 아직도 그 자세한 실체를 모르는 독자들을 위해서 이 질병에 대해서 간단하나마 특성을 기술하고 왜 아직도 그 환자들이 점차 늘어만 가고 있는지의 이유를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이 질환은 바이러스 질환이다. 감기의 대부분이 각종 바이러스가 원인인데 감기의 초기 증상을 생각해 보면 이 질환의 초기 증상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즉 정확히 감기처럼 콧물이 나고 온몸이 아픈 몸살 기운이 있고 밥맛이 떨어지고 열이 날 수 있다.

대개의 바이러스들이 1~2주의 생활사를 마치기 때문에 감기는 길어야 2주면 증상이 사라진다.
이 질환의 경우도 이러한 초기 증상은 길게 2주를 넘지 않는다. 이 질환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이름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uman immunodefficiency virus; HIV)라 하고 HIV-1과 HIV-2가 있는데 주로 HIV-1이 문제가 된다.

흥미로운 것은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경우 우리 몸의 면역기능이 떨어진 틈을 타고 많이 증식하여 질환을 유발하고 면역기능이 회복되어 증식된 바이러스들이 모두 제거되면서 질병은 사라진다.

그러나 AIDS의 경우 왜 그런지는 잘 모르지만 증식된 바이러스를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제거하지 못하기 때문에 오랜 기간 체내에 살아 있을 수 있다. 오히려 활발히 증식을 하여 인체의 중요한 면역세포 중의 하나인 조력 T 림프구를 서서히 죽여 나간다.

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반응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고 하지만 실제 전혀 작동을 안 하는 것은 아니다.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감기와 같은 초기 증상 후 (대략 감염 후 2~6주)에는 이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생성되기 때문에 AIDS 진단에 큰 도움을 준다.

그러나 이 항체가 생성되기 전에는 AIDS감염을 진단하기가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이 기간 동안에는 환자의 말초혈액 내에 가장 많은 바이러스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실제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가능성도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아직도 밝히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분명 면역반응이 일어남에도 불구하고 왜 모든 바이러스가 제거되지 못하는가 하는 의문이다.
어찌되었거나 체내의 면역반응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은 적은 수의 HIV는 증식을 계속하면서 말초혈액내의 조력 T 림프구를 계속해서 죽이게 된다 (실제는 바이러스 자체가 조력 T림프구를 죽이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 바이러스가 조력 T림프구에 특이적으로 감염되면 이에 특이한 세포독성 T림프구가 죽이는 것이다.)

실제 이와 같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고 해서 즉시 AIDS 환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죽지 않고 살아 남은 바이러스가 평균적으로 약 10년 동안을 계속해서 조력 T 림프구를 죽여서 궁극적으로 말초혈액 속의 그 조력 T 림프구의 숫자 (정상적으로는 1200/ul)가 어느 이하 (500/ul)로 떨어지게 되면 비로소 이 질환의 치명적 증상을 나타내게 된다.

증상이라 함은 결국 면역결핍증을 말하는 것으로 평상시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던 균들이 면역결핍을 틈타 마구 증식함으로 치명적 질병, 즉 기회감염(opportunistic infection)을 유발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말초 조력 T림프구 숫자가 줄어들게 되면 (200/ul) 환자는 그 기회 감염에 의해 생명을 잃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AIDS에 감염된 후 환자가 되는데에는 약 10년 가까운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이 질병의 핵심은 결국 HIV에 의해 말초혈액내의 조력T림프구가 얼마나 감소하느냐 하는 것이다. 즉 말초 혈액내의 조력 T림프구의 수에 의해서 그 치명성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실제 많은 경우 HIV가 혈중에서 발견됨에도 불구하고 조력 T림프구의 수가 크게 줄어들지 않는 경우 AIDS의 증상은 나타나지 않고 죽음에도 이르지 않는다.
실제 AIDS 바이러스는 매우 예민한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우리의 삶 주변에서는 쉽사리 접촉될 수 없는 생명체라고 할 수 있다. 밖으로 나오는 순간 거의 생명을 유지하지 못할 정도로 사람의 혈액 혹은 조직 속 이외의 장소에서는 생존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흔히 많은 사람들이 AIDS 환자의 생활 흔적을 통해서 감염이 될까 염려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는 것으로 학계에서는 이야기하고 있다. ◎ 2002. 11.09/ 이왕재(서울의대 교수)

 

 

 

Copyright © 2003 DR.Vitamin-C LEE WANG JA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