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는 AIDS의 실체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비교적 AIDS의 병태생리에 대해서는 소상하게 알려져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러면 이렇게까지 비교적 소상하게 이 질병의 병태생리가 잘 알려져 있음에도 왜 치료 방침이 명쾌하게 정해지지 못하는 것일까? 물론 AIDS에 걸리지 않도록 노력을 하는 일이 더욱 의미있는 일이겠지만 지난 글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하루에 한 명 꼴로 환자가 늘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할 때 적극적인 치료책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대책을 논해야 할 것이다.

AIDS가 감염병의 일종이라고 생각해 볼 때 치료를 위한 대책으로 쉽게 두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그 하나는 감염에 대한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이다. 세균 감염의 경우 항생제가 이에 대한 좋은 예가 될 것이다.

한 때 감염병은 이제 완전히 정복되었다고 할 정도로 강력한 항생제의 위력을 인류는 실감했었다. 실제 세균 감염은 새로운 강력한 항균제가 계속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치명적 질환들에 비해서 비교적 잘 치료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세균감염에 대해서는 이렇듯 강력한 항생제가 잘 개발되어 있으나 아직 바이러스에 대한 항생제의 개발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일부 개발된 것이 있으나 그 효과에 대해서도 아직 확실한 보고가 없는 정도라고 할 때 치료제 개발을 통한 AIDS정복은 요원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산모로부터 태아로 감염되는 소위 수직감염을 줄이기 위해 AZT라는 약이 개발되어 저개발국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두 번째로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감염 후 치료가 아니고 감염을 미리 막는 소위 예방주사를 개발하는 것이다. 즉 AIDS 병원체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vaccine)을 개발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예방 대책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소아마비의 경우 예방 접종에 의해 거의 완벽하게 질병이 퇴치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왜 AIDS에 대해서는 그러한 완벽한 백신이 개발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

첫번째 문제는 예방주사 개발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는지를 검증할 수 있는 정확한 실험동물 모델이 없다는 사실이다. 원숭이를 이용한 모델이 일부의 학자들에 의해서 만들어졌지만 종이 다른 원숭이들 사이에서도 그 효능에 차이를 보였기 때문에 사람에게 적용한다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있었다.

아울러 사용된 바이러스가 HIV가 아니고 원숭이 바이러스인 SIV(simian immunodeficiency virus)이기 때문에 사람에게서 효과가 있을 지에 대해서 의문이 많다.

두번째로 큰 문제는 앞에서 설명된 이 질환의 병태생리에서 본 바와 같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때 면역기능이 작동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바이러스가 모두 제거되지 않고 계속 살아 남아 조력 T 림프구를 죽였듯이 백신을 개발한다고 할 때 이 바이러스의 어느 성분에 대해 백신을 개발해야 될 지에 대해 학문적으로 정립이 되어 있지 못하다. 매우 치명적인 결함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현재의 상태에서는 백신 자체가 개발된다고 하더라도 과연 그 효능에 대해서는 의문일 수밖에 없다. 더욱 AIDS에 대한 백신 개발을 어렵게 하는 것은 일단 HIV가 사람에 감염된 후에 계속해서 변종을 만든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백신이 성공적으로 만들어졌다고 하더라도 새로이 감염되는 HIV에 대해 예방 효과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백신개발과 관련해서 생각해야 할 문제는 윤리적인 문제다. 백신이 성공적으로 개발되었다고 할 때 결국 사람에게서 그 효능을 점검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AIDS가 만연하고 있는 동남아 여러 나라 혹은 아프리카와 같은 나라들이 그 대상이 되는 것이 검증의 효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을 상대로 하는 실험에서 효능만을 생각할 수 없는 것이 윤리의 문제인 것이다. 게다가 합리적인 검증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가짜 백신을 접종받아야 하는 소위 플라세보 (placebo)군을 설정해야 하는데 과연 누구를 이 플라세보군으로 만들어야 할까, 가짜 백신을 접종 받았기 때문에 진짜 AIDS에 감염된다면 그때 발생하는 윤리적 문제에 대해 누가 책임을 질 수 있을까 ?

결국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을 한번쯤은 공포에 떨게 만드는 이 질환은 아직도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즉 쉽게 치료하기 힘든 질환 군 속에 포함시키지 않을 수 없다. 특히나 갈수록 문란해져 가는 성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할 때 과연 하나님께서 쉽사리 이 문제가 해결되도록 하실 지 우리 모두가 진지하게 기도해 보아야 할 문제로 생각된다.

◎ 2002. 11.16/ 이왕재(서울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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