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에서는 적혈구의 특징 및 기능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혈구 중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적혈구인데 적혈구의 특징은 세포이긴 한데 세포 속에 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골수에서 적혈구가 발달되는 과정 중 초기에는 핵이 존재하지만 성숙한 적혈구가 되면 핵이 소실되기 때문이다.

적혈구의 모양은 둥그런 도넛을 생각하면 쉽게 연상할 수 있다. 도우넛은 가운데 구멍이 뚤려 있지만 구멍이 없는 도우넛을 생각하면 정확한 모양이 된다. 이런 모양을 나타내고 있는 이유는 혈중에서 산소를 만나기 위한 표면적을 최대한으로 넓히기 위한 조물주의 구상이라고 해석한다. 즉, 적혈구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혈중에 있는 산소를 잡아 들여서 헤모글로빈과 결합시켜 우리 몸 구석구석까지 전달을 하는 것이다.

조금 더 전문적으로 설명하면 적혈구 속에 존재하는 헤모글로빈 하나에 4개의 철 이온이 결합되고 결합된 각각의 철 이온에 산소를 부착시켜서 산소를 운반하는 것이다. 따라서 혈중에 존재하는 산소와 가급적 많이 접촉하려면 부득불 적혈구의 표면적이 커야 함은 불문가지(不問可知)의 사실이 되는 것이다.
적혈구가 붉은 색을 띠는 것은 바로 적혈구 속에 존재하는 헤모글로빈과 거기에 부착되어 있는 철 이온 때문이다. 병원에 처음 갔을 때 혈액검사 시 가장 기본적으로 시행하는 검사 중에 혈색소 검사가 있는데 바로 헤모글로빈과 철 이온이 충분히 존재하는가를 보는 검사다.

남성의 경우 14~16을 정상범위로 보는데 반해 여성의 경우 12~14를 정상범위로 간주한다. 여성, 특히 가임 여성이 낮은 이유는 매월 생리를 통해서 주기적인 출혈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 검사치는 빈혈여부를 가늠하는 가장 쉬운 지표가 된다. 이 현상을 조금만 이해해도 빈혈이 생기는 이유에 대해서 쉽게 이해를 할 수 있다. 즉, 병적인 만성적 출혈이 빈혈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위궤양이나 위종양 시 나타날 수 있는 증상 중 종양부위에 상처가 생기면서 만성적으로 출혈을 보일 수 있는데 이때 비록 적은 양이지만 수개월 혹은 그 이상 기간 동안 출혈이 계속될 때 낮은 혈색소치를 나타내게 된다.

그밖에 단순히 철분섭취가 부족하거나 임신을 한 경우처럼 철분의 수요가 증가하는 경우에도 빈혈은 올 수 있다. 이런 경우 단지 철분의 공급에 의해 빈혈이 쉽게 치료되지만 적혈구 조혈 상의 문제 등 그 원인이 복잡한 빈혈도 많기 때문에 자세한 빈혈에 대한 이야기는 생략한다.

적혈구는 정상적으로는 절대 혈관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 즉, 혈관 내에서만 그 기능을 하게끔 조물주는 지어 놓으셨다. 적혈구가 혈관 밖으로 나와 있는 것을 우리는 출혈이라고 한다. 꼭 몸 밖으로 피가 흘러 나오지 않더라도 조직 내에 적혈구가 있을 때 우리는 ‘멍’이 들었다고 하는데 분명 그 근처의 혈관이 터져서 혈관 속의 적혈구가 혈관 밖의 결합조직 속에 존재함을 의미하는, 소위 내출혈의 상태가 되는 것이다. 결국 적혈구는 가장 작은 혈관까지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세포의 크기는 보통 어떤 다른 세포보다도 작다.

요약하면 적혈구는 생명현상의 두 축 중의 하나인 산소 전달만이 유일한 기능이기 때문에 세포로서의 기능이 단순하다. 다른 혈구세포와는 달리 핵이 없는 이유가 되기도 하고 적혈구가 다른 세포들보다는 상대적으로 긴 시간인 약 120일을 살 수 있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