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속의 내분기관의 핵심은 뇌하수체라 할 수 있다.

뇌하수체는 두개골 중 나비뼈(sphenoid bone)의 몸통 부위에 말안장처럼 움푹 파인 부위(뇌하수체 오목)에 자리 잡고 있다. 구체적인 위치는 입천장 뒤편의 코인두(비인두)에 구멍을 내서 두개강으로 접근할 때 가장 가까이 위치하고 있는 뼈이다. 크기는 거의 메주콩알과 유사하다. 비록 그 크기가 작지만 전엽과 후엽으로 세분된다.

따라서 각 엽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종류와 분비양상도 완전히 다르다. 전엽의 경우 뇌하수체 자체의 세포에 의해서 여러 종류의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반해 후엽의 경우 그보다 위에 위치하고 있는 시상하부의 신경세포에서 만들어진 호르몬이 세포돌기를 타고 뇌하수체 후엽으로 실제 분비돼 성격이 전혀 다르다.

이번 글에서는 뇌하수체 전엽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종류를 살펴본다. 뇌하수체 전엽호르몬에는 7 종류가 있는데 한 종류를 빼고는 모두 뇌하수체 보다 아래에 존재하는 다른 내분비기관을 자극하는 호르몬들이다. 자극호르몬이 아닌 한 종류의 호르몬이 바로 성장호르몬이다. 성장기 어린이들에게 매우 중요한 호르몬으로 당질 대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긴뼈의 뼈끝판에서 뼈의 형성과 골화작용을 촉진하여 뼈의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나머지 6개의 자극호르몬이 존재하는데 표적기관의 위치 순서대로 살펴보면 맨 위에 위치하는 것이 갑상샘자극호르몬이다. 갑상샘에서 호르몬이 필요해도 잘 만들지 않고 있을 때 이 호르몬이 분비되어 갑상샘을 자극하고 그 결과 갑상샘 호르몬의 분비가 증가된다.

조금 밑으로 내려오면 유선이 존재한다. 젖분비를 자극하는 젖분비자극호르몬(prolactin)이 분비되어 출산 후 풍부한 젖을 만들어 분비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조금 더 내려오면 복강 뒤 양 옆으로 콩팥이 있고 콩팥의 꼭대기를 싸고 있는 소위 부신이라는 내분비기관이 있다. 이 부신의 피질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을 자극하는 부신피질자극호르몬도 뇌하수체에서 분비된다.

더 밑으로 내려오면 남녀의 성샘이 존재하는데 그중에서도 여성의 성샘인 난소에 작용하여 난소주기를 조절해주는 두 종류의 자극호르몬이 분비된다. 하나는 난포자극호르몬이요 다른 하나는 황체형성호르몬이다.

이 두 호르몬은 여성의 생식기능과 관련하여 난자의 발달, 그에 따른 자궁의 변화 등을 유도하는 기능을 갖는 에스트로젠과 프로게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의 분비를 조절해주는 중요한 호르몬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개구리와 같은 양서류에서는 그 기능이 인정되지만 사람에서는 거의 그 기능이 인정되지 않는 멜라닌자극호르몬이 있다.

결국 7개의 뇌하수체 호르몬 중 성장호르몬을 제외한 모든 호르몬이 자극호르몬임을 감안해 볼 때 뇌하수체는 다분히 전체 내분비기관의 기능을 조절해주는 조정자의 역할을 한다.
각각의 내분비기관 자체에도 조절기능이 있을 수 있지만 위에 위치하는 뇌하수체에 조절 기능을 더 얹음으로써 내분비계통에 생길 수 있는 다양한 환경에 대비하게 해주는 조물주의 치밀한 계획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