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샘은 목의 앞 부위에 자리 잡고 있다. 남성의 경우 그 위치를 가늠하기가 매우 쉬운 데 반해 여성의 경우 쉽지 않다. 왜냐하면 남성의 경우 소위, ‘Adam's apple'이라고 하는 분명한 좌표가 있기 때문이다. 즉, 대부분의 남성들의 목 앞 부위에 앞으로 돌출된 부위가 있는데 이는 다름 아닌 후두를 구성하는 갑상연골의 한 부분으로서 좌우의 갑상연골이 목의 정중선에서 만나는 각도가 남성의 경우 예각(90도 이하)을 이루고 여성의 경우 둔각(90도 이상)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남성의 경우 밖으로 많이 튀어 나온 것으로 보이는 데 반해 여성의 경우 밖에서 그 경계를 감지하기 어렵게 되어 있다. 결국 ‘Adam's apple'은 남성에게만 존재하는 실체적 구조가 아니고 좌우 갑상연골의 만나는 각도의 차이일 뿐이라는 사실을 건강과 생명의 독자들은 이해했으리라 믿는다.

이제 갑상연골과 갑상샘의 관계에 대해서 언급해야 할 순서로 생각된다. 갑상연골의 바로 앞에 갑상샘이 자리 잡고 있음을 대략 짐작해서 알 수 있으리라 믿는데 갑상샘이 바로 후두의 앞 경계를 이루고 있는 갑상연골의 하단 양쪽으로 그 연골을 싸고 있는 양상이라고 이해하면 그 위치에 대한 이해가 명확해 질 것이다. 따라서 남성의 경우 ‘Adam's apple' 밑으로 2-3cm 근처에서 엄지와 검지를 목 앞에 대면 그 실체를 만져 볼 수도 있다.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갑상샘은 좌우의 두 엽으로 되어 있고 정 가운데서 두 엽이 만나는 구조를 취하고 있으며 만나는 가운데 부위는 좁아져 있다.

갑상샘의 현미경적 구조를 보면 흥미롭게도 수없이 많은 작은 주머니들로 구성되어 있다. 주머니 속에는 갑상샘 호르몬을 함유하고 있는 콜로이드 용액으로 가득 차 있다. 실제 용액 속에는 thyroglobu-lin이라는 당단백 물질이 존재하고 흡수된 요드와 결합되어 실제 갑상샘 호르몬이라 일컬어지는 물질이 만들어지게 된다. 주머니 속에는 대략 3개월 정도를 공급할 수 있는 양의 thyroglobulin 당단백이 만들어져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갑상샘 호르몬의 주기능은 에너지 생산이라고 생각하면 쉬울 것이다. 뒤에 이어지는 글들에서 자세히 다루어지겠지만, 따라서 갑상샘 기능이 항진되면 에너지가 비정상적으로 많이 소모되어 땀이 많이 나고 혈압이 올라가며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소모성 질환의 양상을 보이는 데 반해 갑상샘 기능의 저하가 오면 피부가 축축해지고 몸이 붓는 등 기력이 떨어져 매우 힘든 삶을 살게 된다. 갑상샘에서는 이와 같이 갑상샘 호르몬을 만드는 기능 외에 혈중의 칼슘 농도를 조절하는 호르몬인 칼시토닌을 만드는 기능도 아울러 가지고 있다. 이 호르몬은 뼈에서 칼슘을 녹여내는 기능을 억제함으로 혈중의 칼슘 농도를 낮추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출처: 월간 <건강과 생명> 2006년 6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