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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곤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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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C와 피부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비타민-C에 대한 부분적 지식을 전체인 양 알고 있는 사실은 매우 안타깝다 아니할 수 없다.

예를 들어 필자가 의과대학을 다닐 당시 배운 내용을 회상해 보면 비타민-C는 괴혈병을 예방해 주는데 그 기전이 단순히 콜라젠이라는 단백질 합성을 도와 주기 때문인 것으로 배운 기억이 새롭다. 아직도 의과대학 1학년 학생들을 위한 교과서인 조직학 교과서에는 콜라젠 단백질 합성이 비타민-C의 유일한 기능인 양 서술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물론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이런 저런 통로를 통해서 비타민-C의 다양한 기능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알고 계시리라 믿는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비타민-C 전체에 대해서 새로 조명해 보는 것이 아니고 다만 피부에서의 비타민-C의 효능을 최근의 연구결과를 중심으로 집중 조명해 보고자 한다.

만일 비타민-C의 기능이 콜라젠이라는 단백질 합성에만 필수적인 단순한 물질이라고 한다면 비타민-C가 풍부한 식물들에서의 비타민-C의 역할은 과연 무엇일까?

이러한 질문이 나오는 이유는 식물에는 대단히 유감스럽게도 콜라젠이라는 단백질이 전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구상에 수없이 많이 존재하는 식물들은 동물과 달리 움직일 수가 없다. 즉 넓은 들판에서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빛을 피할 방법이 없다. 태양빛 중에 자외선은 생물체에 대단한 산화적 손상을 입힐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산화적 손상에 대해서 식물들은 항산화제의 대표인 비타민-C로 방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사실은 조금 이야기를 달리하면 사람에서는 피부의 표피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사람은 햇볕이 뜨거우면 일차적으로는 움직여서 피할 수 있기 때문에 자외선에 의한 피부의 산화적 손상을 피할 수 있다. 그러나 부득이 하게 햇볕에 노출될 수밖에 없을 때 피부는 손상을 받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많은 피부과 의사들는 가급적이면 피부가 햇볕에 직접 노출되는 것을 피하라는 권유를 하는 것이다. 피할 수 없을 경우 자외선 차단제를 피부에 바를 것을 권유하는데 이는 자외선을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방법, 즉 그늘로 피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기대하게 해주는 것이다.

이에 반해 피부에 비타민-C 연고를 바를 수 있다면 이때 비타민-C는 식물에서와 마찬가지 기전으로 자외선에 의한 산화적 손상을 막아줄 수 있다. 이때의 방어기전은 자외선 차단제와는 달리 화학적 방어임을 알 수 있다. 비타민- C의 피부에서의 일차기능이 표피를 보호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으리라 믿는다. 비타민-C의 표피에서의 기능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피부암에 걸린 사람들을 대상으로 피부에서의 면역기능을 조사해 보면 거의 90% 이상의 환자에서 면역기능이 감소되어 있음을 관찰할 수 있었다. 즉 피부가 태양광중 자외선에 많이 노출되면 피부에서의 면역기능이 억제된다는 사실이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환자에게 비타민-C를 국소적으로 공급해 주면 면역기능이 다시 항진되는 것이 관찰되어 결국 피부에서 비타민-C의 또 다른 기능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피부의 구조는 비교적 단순하다 할 수 있는데 앞에서 바로 언급된 표피외에 그 바로 아래에 위치하는 진피가 있다.


계속해서 세포가 증식하고 혈관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표피에 비해 진피는 혈관이 풍부하게 존재하고 있고 많은 결합조직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피부에 탄력성을 부여하고 있다. 피부의 노화는 앞서에서 설명된 표피에서의 손상뿐 아니라 진피에서의 변화로 설명할 수 있는데 진피를 가득 채우고 있는 콜라젠이라는 단백질의 변화가 대표라고 할 수 있다. 즉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우리 몸에서 대사의 결과로 생기는 각종 유해산소들에 의해서 콜라젠 단백질의 양이 급격히 줄어들게 되는데 이러한 이유로 피부에 비교적 큰 주름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반해 피부의 잔주름은 또 다른 결합조직 섬유인 탄성섬유의 양이 줄어들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경우 산화적 손상으로 이 단백질들이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혈액을 통해 혹은 국소적 도포를 통해서 비타민-C가 공급되면 진피에서의 이러한 산화적 손상을 막아 줄 뿐만 아니라 콜라젠 합성을 도와주기 때문에 피부노화를 지연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피부의 진피는 우리 몸 전체로 볼 때 생명에 직결되어 있지도 않거니와 그 중요성으로 볼 때 우선 순위가 상당히 뒤로 밀리는 부위라고 볼 수 있다. 즉 혈액의 공급정도가 상당히 유동적인 곳이다. 달리 이야기하면 혈액을 통한 비타민-C의 공급이 미흡하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최근 비타민-C를 피부에 국소적으로 공급해 줄 수 있는 연고 혹은 화장품의 개발이 한창 진행중에 있고 일부에서는 이미 제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면 왜 그동안 피부에 바르는 비타민-C 제재의 개발이 이루어지지 못했는가? 거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비타민- C를 피부에 어떻게 침투시키느냐 하는 것이고 둘째는 비타민-C의 안정성이다.

잘 아는 바와 같이 피부의 표피층은 5층의 세포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전혀 다른 조직이 개입되어 있지 않고 오로지 세포로만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세포를 둘러싸는 세포막은 인지질로 되어 있어서 소위 물을 싫어하는 소수성을 띤다. 그런데 반해 생체내에서 반응할 수 있는 비타민-C는 L-ascorbic acid로서 화학적으로 친수성을 띠기 때문에 피부의 표피층을 전혀 통과할 수 없다. 또한 비타민-C는 빛에 매우 약하기 때문에 연고나 화장품의 형태로 짧은 기간밖에 보존할 수 없기 때문에 상품화에 어려움이 많다고 보고 있다. 침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L-ascorbic acid에 지방산의 일종을 결합시킨 제품이 개발되기도 했지만 물질의 크기가 너무 커서 아직 그 효능은 미지수다. 안정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L-ascorbate-2- phosphate가 개발되었지만 역시 그 기능은 아직 미지수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L-ascorbic acid에 zinc sulfate와 L-tyrosine을 적정한 배합으로 섞음으로 안정성과 침투성의 문제를 해결하였다는 제품이 소개되고 있지만 아직 그 효능성에 대해서 좀 더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왜냐하면 그 작용기전에 대한 명쾌한 설명이 아직은 없기 때문이다.

- 월간 <건강과 생명>(1999년 1월호) | 서울의대 교수 이왕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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