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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곤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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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열 하면 우리는 흔히 감기, 몸살을 생각하지만 엄밀히 따져보면 감기에 걸렸을 때만 열이 나는 것은 아니다. 열은 흔히 염증 반응의 주요 증상 중의 하나임을 의과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은 기억한다. 붓는 증상(부종이라고도 함), 통증, 열을 동반한 발적 현상 등이 바로 염증반응의 주증상임을 생각해보면 열이 난다는 것은 우리 몸의 방어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어렴풋 짐작하게 한다.

물론 염증 반응 증상 중의 하나로 나타나는 열과 감기와 같은 전신질환 상황에서 발생하는 열은 그 의미가 다르다. 우선 염증반응 때 나타나는 열은 국소적이기 때문에 체온 자체에 변화를 주지 못한다. 즉, 염증부위의 혈관이 확장됨으로 보다 많은 혈액이 그곳으로 몰리면서 소위 ‘화끈거림’을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열은 왜 나는 것일까? 열이 난다는 것은 정해져 있는 체온보다 높은 온도로 올라가기 위해 체내에서 발열반응이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볼 때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를 생각하기에 앞서 언제 열이 나는가를 생각해 보면 그 이유에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고열이 발생하는 가장 흔한 이유는 감염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감염원으로 크게 바이러스와 세균을 들 수 있으니 바이러스 감염과 세균 감염이 고열이 발생하는 구체적 사안임을 상정해 볼 수 있다. 전자의 경우 우리 주위에서 가장 손쉽게 볼 수 있는 고열의 현장은 감기 걸린 환자를 살펴보는 것이다. 후자의 경우 즉 세균성 감염의 경우 폐렴, 비뇨기감염(급성 신우신염, 세균성 방광염 등), 장티푸스 등 전형적으로 열이 발생하는 세균성 감염질환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러면 바이러스든 세균이든 감염 시에 왜 체온이 상승하는 것일까? 우선 이 점과 관련해서 체온이 37.5도인 점을 고려해 볼 수 있는데 그 온도는 바이러스든 세균이든 증식에 적합한 환경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사람의 측면에서 볼 때 37.5도의 체온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감염에 대한 방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상보다 체온이 더 높아지는 소위 고열이 발생하는 것은 보다 적극적인 방어 작용임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특이적 면역세포가 침입해 들어 온 감염체 하나하나를 찾아내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특이 면역세포가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방어작용을 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 사이에 비특이적 면역반응의 일환으로 열을 발생시킴으로 빠른 시간 안에 감염체를 제어하는데 이때는 몸 구석구석에 열이 전달되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세균을 제어해 주지만 동시에 사람 자신도 고열로 몹시 고생을 하게 된다.

그 사이에 림프구와 같은 특이적 면역반응을 주도하는 세포가 감염을 마무리짓는 것이다. 이때 열을 발생하게 하는 물질은 비특이적 면역반응을 주도하는 탐식세포가 만들어 내는 IL-1이라는 사이토카인에 의해서 열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세균의 경우 세균 자체도 열을 발생시키는 발열원으로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페렴 환자의 경우 항생제로 세균을 제어하는 순간 씻은 듯이 열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좀 쉽게 감기 쪽으로 돌아가서 감기 증상 중 오한은 왜 생기는 것인지를 생각해 보도록 하자. 먼저 열이 난다는 사실은 콧속이라는 지역에서의 바이러스와의 전쟁이 혈관을 타고 전면전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증거임을 이해해야 한다.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특성상 바이러스는 고온을 매우 싫어한다. 싫어하는 정도가 아니라 고온 하에서는 생존이 가능하지 못하다. 따라서 우리 몸에서는 면역세포들이 바이러스를 제어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동안에 우선 급하게 전신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바로 체온을 올리는 것이다.

체온의 조절은 시상하부에 있는 체온조절중추에서 이루어진다. 평상시에 37.5도로 설정되어 있던 기준온도가 40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흔히 실내에 온도조절기가 부착되어 있는 것과 그 원리는 정확히 같은 것이다. 설정온도보다 실내온도가 올라가면 냉방기가 작동하고 그 결과 실내온도가 떨어져서 설정온도보다 더 떨어지면 온풍기가 작동되어 항상 설정온도를 중심으로 오르락 내리락 하는 원리가 우리 몸에서도 정확하게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설정온도보다 올라가면 더위를 느끼며 땀이 나고 말초혈관이 확장되어 열이 방출이 쉽도록 하고 설정온도보다 떨어지면 소름이 돋으며 말초혈관을 모두 닫아 열 방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바로 그것들이다.

소름 돋는 일은 두 가지의 의미가 있다. 하나는 털을 세움으로 털의 보온효과를 극대화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털을 세우기 위해서 털세움근이 수축을 하는데 그 때 열이 생성되기 때문에 체온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정교한 장치를 우리 몸은 숨기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원리를 이해했다면 체온이 39도임에도 추운 이유를 이해했을 것이다. 즉, 설정된 체온이 41도로 되어있다면 비록 현재 체온이 40도라고 하더라도 추위를 느끼는 것이 당연하다. 그래서 체온이 40도에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이불을 뒤집어쓰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하루 이틀을 버티면 이제 본격적으로 우리 몸의 면역세포들이 바이러스를 찾아내어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작업을 하게 되어 감기는 종말로 치닫게 되고 대개 시작한 지 5~7일이면 정상을 회복하게 된다.

그밖에 자가면역질환이나 종양 등의 질환이 있을 때 비정상적으로 열이 날 수도 있다. 물론 이때도 IL-1과 같은 발열원이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왜 열이 발생하는지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밝혀져 있지 못하다. 심지어는 왜 열이 나는지를 알지 못하는 소위 ‘불명열’(fever of unknown origin)도 임상의들을 괴롭히는 고열과 관련된 질환임을 독자들에게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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